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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림픽 사상 최초 올림픽 양궁 3관왕의 대기록, 전설의 시작 안산

by shuvro 2021.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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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이 열린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드디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었다.

한국 하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올림픽 양궁 첫 3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나선 안산

 


혼성 단체전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 도입된 가운데 이 종목과 여자 단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안산은, 개인전 금메달까지 수집하며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이것은 한국 스포츠 사상 올림픽 최다관왕 타이기록을 의미하는데.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남녀 쇼트트랙 3관왕에 오른 빅토르 안과 어깨를 견주는 훌륭한 기록인 것이다.

 

안산은 결승에서 난적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만나 슛오프까지 가는 대격전을 벌였다.

손에 땀을 쥐는 상황은 관객들뿐만 아니라 안산 본인도 느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대단하게도 이때 안산의 심박수는 두 자릿수로 내려갈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안산은 “제가 느끼기엔 심장이 많이 뛴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냥 ‘졸지 말고 대충 쏴’라고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이날 안산은 엘레나 오시포바를 상대로 슛오프 끝에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로 역전승했다. 심박수가 안정적이었던 것에 대해서는 “저는 건강하다”며 “어릴 때부터 활 쏠 때 긴장을 잘 안 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첫 올림픽부터 대기록을 세운 안산은 “아직은 실감이 잘 나질 않는다. 내일도 시합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제 일 하고 싶은 건 한국음식 먹고 싶다. 엄마가 해준 애호박찌개가 먹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여자 대표팀은 모든 일정을 마쳤다.

개인전 금메달을 한국 선수가 3개 대회 연속으로 가져가고, 단체전 9연패를 이뤄낸 데다 안산이 김제덕과 혼성전 첫 금메달까지 합작해 완벽하게 대회를 마무리한 것이다. (여자 양궁은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나온 여자 개인전·단체전 금메달 22개 중 18개를 쓸어 담았다.)


전설의 시작 

 


안산은 광주 문산초 3학년 때 양궁부 창단 소식을 듣고 호기심에 처음 활을 잡았다. 남자 선수만 모집했는데, 담당 선생님을 졸라서 들어갔다. 수학 영재로 뽑힐 만큼 공부도 잘했다. “공식 하나만 알면 여러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을 수학의 매력으로 꼽는 안산은 “덕분에 지금도 활을 쏘고 나서 과녁에 가서 점수를 가장 빨리 계산한다”며 웃었다.

광주체중 2학년 시절 중고연맹회장기 30m 개인전에서 정상에 오른 순간 안산은 양궁에 푹 빠졌다. 그는 “우승 한번 하니까 활이 잘 맞는단 느낌이 들면서 재미가 붙었다”며 “쏘면서 ‘이건 10점일 거야’라고 생각하면 실제 그렇게 되는 걸 보고 짜릿함을 느꼈다”라고 했다.

광주체고에 진학해선 아시아컵과 월드컵 무대에서 입상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안산은 광주체고 2학년 때 방송 인터뷰에서 “박지성이나 김연아 선수처럼 스포츠를 모르는 사람도 이름만 말하면 다 아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산이 가장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재미있게 즐기면서 시합하자”다. 양궁협회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선수, 심리 전문가와 의논해 선수별 맞춤형 명상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안산의 프로그램 제목은 ‘첫 올림픽 대회를 충분히 즐기며 최선의 성과를 내도록 돕는 명상’이다.

안산은 상상력을 동원해 멘털을 유지한다. 경기 중에 다른 선수가 신경이 쓰이면 주변에 가상의 벽을 세운다. 안산에겐 ‘잘해왔고 잘하고 있고 잘할 수 있다’가 마법의 주문 같은 말이다. 수시로 이 말을 되뇌며 용기를 얻는다.


안산이 두 차례 슛오프에서 이긴 비결엔 내기 양궁도 있었다. 박채순 양궁 대표팀 총감독은 “슛오프를 대비해 훈련 중에 마지막 한 발을 놓고 내 돈을 걸고 내기를 자주 했다”며 “남자 대표팀의 김우진이 가장 많이 따 가고, 안산도 만만치 않게 가져갔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안산은 2관왕에 오른 뒤에도 들뜨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더라”라고 감탄했다.

안산의 마음을 잡아준 이 중엔 ‘회장님’이 있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 출장을 마치고 도쿄로 와서 직접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