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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상

설날에는 왜 떡국을 먹을까?

by shuvro 2021.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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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최대 명절인 설날에는 왜 떡국을 먹을까? 

 

 

설날에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는데 왜 떡국을 먹을까? 설날 대표적인 음식인 떡국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한다는 설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맑은 물에 정성껏 만든 하얀 떡을 넣어 먹는데서 시작됐다고 한다. 

 

새로운 시작 

순백의 떡과 국을 마시며, 지난날 안 좋았던 일은 모두 잊고 한해를 밝고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이다. 새해 첫날 청결하고 엄숙해야 한다는 원시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즉, 새하얀 가래떡처럼 깨끗한 새해를 시작하라는 의미이다. 

 

무병장수 

떡국에 들어가는 떡은 기다란 흰 가래 떡을 사용한다. 흰 가래떡은 희고 길기 때문에 오래오래 무병장수를 기원했다고 한다. 

 

재물 기원 

동그랗고 납작한 떡은 동전을 상징한다. 가래떡을 얇게 썰은 모습이 마치 옛날 화폐인 엽전을 모양과 같아서 새해에는 부자 되기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떡국 떡을 둥글게 하는 것은 둥근 태양을 의미하기도 한다. 

 

 

떡국 몇 그릇 먹었니?

떡국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는 조선시대 문헌에서는 '떡국 그릇 수가 곧 나이'를 의미했다. 과거의 떡국은 '첨세병'이라고도 불렸는데 이는 '나이를 더 먹는 떡'을 의미한다. 즉, 떡국을 먹음으로써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떡국을 2번 먹었으면, 2살을 의미하는 식으로 떡국을 먹은 횟수를 나이와 비례했다. 이런 설날 풍습들이 현대까지 이어져 와서, 새해가 되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의미로 떡국을 먹는다. 

 

꿩 대신 닭?

요즘에는 떡국의 재료로 소고기를 사용하지만, 예전에는 꿩고기를 넣었다. 당시 꿩고기는 귀한 음식으로 설날이 아니면 먹기 힘들었다고 한다. 꿩은 야생동물로 잡기가 힘들었고 소고기는 비쌌기 때문에 꿩이 아닌 닭고기를 사용한 것에서,  적당한 것이 없을 때 그와 비슷한 것으로 대신하는 상황을 일컫는 속담인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생겼다. 

 

구정?, 신정?

음력 1월 1일이 설날이다. 달력을 보면 설날에 구정이라고 표시되어있기도 하고, 어른들도 설이라는 말 대신 구정이라고 이야기한다. 쉽게 말해 구정은 음력 1월 1일이고, 신정은 양력 1월 1일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의 흔적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은 양력에 따라 설을 지내고 있었고,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음력설을 지내왔었다. 이에 조선 총독부는 '신정'을 조선에 도입했다. 당시 지배층이던 일본은 문화말살정책을 펴며 양력설만 공휴일로 지정했다. 당시 지배층이던 일본은 '조선인들의 음력설은 그들이 한민족이라는 일체감과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도록 한다'라고 여겼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1년에 새해를 두 번 맞게 되는 상황이 됐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태양력에 의한 시간 체계에 맞아 진취적이며 새롭다는 의미를 부여하면서 '신정'이라고 불렀다. 대신 우리 고유 명절인 음력설은 구시대적이고 비과학적이라며 낡아서 없애 버려야 할 과거 문화의 의미로 '구정'이라고 불렀다. 안타까운 것은 1945년 해방 직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초기 당시에도 계속 신정, 구정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었고, 신정만 연휴로 지내고 설날은 공휴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고유의 문화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이어왔다. 음력설을 설날로 지내고, 신정이 일본식 명절이라는 주장을 끊임없이 제기했고 1985년 설날을 '민속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하루만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후 1989년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음력설을 '설날'로 개칭하고 전후 하루씩을 포함하여 3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2018년 국립국어원은 일본어 표현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이유로 순화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새로운 '신'과 옛 '구' 정도의 의미로 붙였다고 보며, 논란을 피하고 싶다면 '양력설''음력설'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